연일 지속되고 있는 엔화 약세가 아시아지역 일부 기업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 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는 엔화 약세는 주변국 통화의 평가절하 압력을 증대시키고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수출 마진 감소를 야기하는 등 아시아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미치지만 일본으로부터 장비와 기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일부 기업들에는 이익 창출의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엔화 약세를 통해 일본 경제가 회복되면 주변 아시아지역의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는 지난 8월 일본의 엔화가 135엔대선으로 하락할 경우 그 해 아시아지역의GDP는 약간 감소하겠지만 2년째부터는 회복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ABN 암로의 우드 애널리스트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우선 일본의 대아시아지역 수출 가운데 각각 20%, 30%를 차지하고 있는 기계류와 전자제품 장비 수입이 가장 많은 중국의 연관 산업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자동차 업체인 덴웨이와 칭링 모터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손꼽았다. 덴웨이 모터스는 일본의 혼다자동차로부터 필요 부품의 43%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덴웨이 모터스 홍콩지사의 니콜라스 호는 "엔화 약세는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회사 수익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며 "내년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한 자동차 가격을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이에 따라 엔화가 달러당 135엔선까지 하락할 경우 내년에 덴웨이와 칭링 모터스의 순익은 각각 21%, 26%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과 여러 부문에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인지도가 충분히 높아졌기 때문에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엔화가 달러당 128엔선에 거래되고 있던 지난 18일 메릴린치는 엔화가 향후에 10%가량 더 평가절하되더라도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 약화와 원화의 평가절하 없이"이를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