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확실시되면서 국제유가가 8% 이상 급등했다. 26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거래일 기준)보다 1.65달러(8.4%) 오른 배럴당 21.27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2000년 10월12일 이후 최대다. 유가도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추운 날씨로 난방유 가격도 2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OPEC,내년 1월 감산 확실=OPEC는 지난달 합의한 대로 내년 1월부터 원유생산량을 하루 1백50만배럴 줄일 것이 확실시된다. OPEC는 28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지난달 합의한 '조건부 감산'의 이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현재 러시아 노르웨이 등 OPEC 비회원국들이 감산키로 한 규모는 하루 46만여배럴로 OPEC가 요구한 50만배럴에 거의 육박한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26일 "OPEC의 감산은 1백% 확실하며 2백만배럴 감산으로 유가는 배럴당 20∼25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산이 이뤄질 경우 이라크를 제외한 OPEC 10개국의 하루 쿼터량은 지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인 2천1백70만배럴로 줄어들게 된다. ◇내년 유가 20달러선 등락 전망=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날 유가급등에도 불구하고 내년 유가가 20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미국의 추운 겨울날씨 등이 어우러져 유가상승을 촉발했지만 수급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진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에 전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60만배럴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1990년대 연간 평균수요증가량의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원유 수요가 급증할 만큼 세계경기가 급속히 호전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이날 런던시장은 '크리스마스 선물의 날(Boxing Day)'로 휴장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