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기상도=대체로 맑음'. 국내 경제 연구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내년 2.4분기 회복 단계에 접어들고 덩달아 세계경제도 동반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는 이런 전망에 근거해 내년도 경제운용을 짰으며 상반기 모든 재정.금융정책을 동원해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5~6%)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 선언과 엔저 현상이 복병으로 등장, 경기회복을 낙관하고 있는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내 소비자 물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 경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도 변수중의 하나다. 우선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을 보면 연구기관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3.5~4.5% 사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물가의 하향 안정세, 금융.기업부문의 위험요인 감소,만간소비의 회복 등을 들어 내년도 성장률을 4.1%로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하반기 회복을 전제로 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다소 높은 3.9%로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3.5%, 한국경제연구원은 3.7%, 동원경제연구소는 4.1%, 한화경제연구원은 4.0%, 삼성경제연구소는 3.0~5.0%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전망치를 똑같이 3.2%로 잡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 3%대, 하반기 5%대 등 연간 4%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2.6%, 한국은행은 3.0%, LG경제연구원은 2.8%, 삼성경제연구소는 3.1%, 한국경제연구원은 3.2%로 올해 전망치 4.3%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3%안팎에서 안정시킬 계획이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90억~100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연구기관들은 30억~6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40억~50억달러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처럼 경기회복을 위해서 연구기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통화.환율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부실기업의 정리는 기업.금융구조조정의 조속한 마무리하고 노사관계를 안정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의 병행이 내년도 경제운용의 과제로 요약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5% 이상을 배정하고 예산.공기업.기금의 자금 집행을 올해보다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최근 승용차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와 내년부터 근로소득세 10% 인하 조치등은 소비 진작에 도움을 줘 내수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장애물은 곳곳에 놓여있어 낙관만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안으로는 정치 일정에 따른 정책 일관성의 훼손 가능성, 구조조정의 지연 우려가 있고 밖으로는 일본의 경제침체 심화, 엔.달러 환율 불안, 미국의 대테러전쟁 확산 가능성 등이 있다. 이중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당장 우리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무역협회에 따르면 엔화가치가 10% 절하될 때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19억달러 감소한다.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엔화 약세와 같은 예기치 않은변수가 생긴데다 앞으로도 어떤 변수가 등장할 지 알수없어 정부의 내년 경제운용이기대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