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23일(현지시간) 대외부채 상환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아르헨티나가 지고 있는 외채는 국채 발행분 950억달러를 포함해 지난 6월말 현재 모두 1천320억달러다. 로드리게스 사아 아르헨 임시 대통령이 밝힌 부채상환 중단 선언이 다국적 채권단이 빌려준 것까지 포함하는 것인지는 확실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든 외채가 상환중지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렇게될 경우 사상 최대 규모의 외채상환 중지가 된다. 지금까지 가장 규모가 컸던 상환 중지는 러시아가지난 98년 선언했던 400억달러였다. 사아는 이날 의회에서 찬성 169표 반대 138표로 임시 대통령으로 승인된 후 연설에서 또 페소-달러간 1대 1 고정환율제를 당분간 고수한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제기돼온 페소화 평가절하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아르헨이 외채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상환을 중단하는 것 뿐"이라면서 여기서 확보되는 재원으로 100만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난 극복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아 임시 대통령은 이어 아르헨이 공식적으로 사용해온 페소와 달러화 외에 `제3의 통화'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방 정부들이 지난 6개월 사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일부 발행해 사용해온 5년짜리 `채권'과 유사한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규모는 11억달러인 것으로 경제전문통신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밖에 ▲긴급식량지원 프로그램 운영 ▲현재 10명인 각료를 내무.외무.노동만 남기고 모두 폐지 ▲대통령전용기 및 관용차 매각 ▲공무원 휴가중지 ▲대통령을 포함한 전공무원 봉급 삭감.동결 및 ▲폭동피해상가 보상도 발표됐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미 재무부는 아르헨의 이같은 비상책에 대해 논평을 회피했다. 전문가들은 아르헨이 페소-달러 페그제 유지와 함께 통화 평가절하가 없다고 선언하기는 했으나 "궁극적으로 페소화 가치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IMF와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아르헨이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얼마나 빨리 재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