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모라토리엄(외채 지불유예)을 선언했다.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아르헨티나 신임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의회의 대통령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1천3백2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부채에 대해 상환을 유예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불유예 규모로는 사상 최고액수다. 로드리게스 사아 신임대통령은 이와 함께 페소화의 평가절하를 거부하고 페소화와 달러화의 1대 1 고정환율을 당분간 고수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다음주중 페소와 달러 이외의 '제3의 통화'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적 비상상태는 아르헨티나가 당면한 최대 문제"라며 "아르헨티나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외채상환 대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1백만개 창출과 식품공급 계획을 곧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 의회는 이날 오전 표결을 거쳐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 대통령의 임명동의안을 과반수로 표결로 가결했다. 의회는 로드리게스 사아 임시대통령에게 내년 3월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 대통령을 대체할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까지 국가를 통치할 권한을 부여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