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3월말로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후임총재 선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 총재 후임으로 유시열(柳時烈) 은행연합회장과 김시담(金時淡) 전 금융통화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유 회장(64)은 경북 안동출신으로 한은 부총재와 제일은행장을 역임했다. 한은에서 자금부와 국제부에 오래 근무했으며 시중은행장을 역임, 실물경제에밝다. 경기고 1학년을 마치고 검정고시로 서울 법대에 합격한 수재다. 김 전위원(66)은 제주 출신으로 목포고, 서울 상대를 나와 79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쓴 `통화경제학', `통화금융론'은 대학교과서로 쓰일 만큼 통화이론에 정통하다. 한은시절 조사부에 주로 재직해 한은내에 인맥이 별로 없다. 두 사람 모두 성격이 강하고 호불호가 명확하다. 박 승 공적자금관리위원장(66)도 거론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전북 김제출신으로 이리공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74년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졸업후 한은에 입행, 조사역을 지냈으며 86년에는 금융통화위원도 역임, 한은과의 인연이 깊다. 한은 외부에서는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도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임 한은 총재는 내년 대선이후 단명총재가 될 가능성이 있어 전 총재가 연임할 가능성도 크다. 전 총재는 우리 경제가 어려운 터널을 지나는 동안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한은에서는 드물게 4년 임기를 모두 마치는 총재다. 한은 총재 가운데 4년임기를 모두 마친 사람은 9대 김세련(63-67년), 11대 김성원(70-78년 연임), 17대 김건(88-92년) 등 모두 3명이다. 한편 내년 4월초에는 윤정용, 장승우, 황의각 금융통화위원 임기가 만료돼 후임자 선출이 예정돼있다. (서울=연합뉴스)진병태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