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텔업계가 오락업(슬롯머신)과 관광목욕장업(증기탕)의 영업허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월드컵 숙박예약 취소' 방침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회장 김점판) 관계자는 23일 "정부와 관광호텔 활성화 방안을 계속 협의중이나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만족스런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상당수 회원사들이 조만간 월드컵 숙박예약을 취소할 것으로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광주지역의 일부 관광호텔들이 세계축구연맹(FIFA) 숙박대행사인 영국의 바이롬사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되돌려 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협회가 일단 이들 회원사의 계약해지 통보를 만류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협회가 월드컵 숙박예약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회원사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입장이 워낙 강경해 쉽지 않다"면서 "오는 27일 한국관광공사에서 협회 대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에앞서 연말까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내년 1월 사업등록증을 모두 반납하고 관광호텔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조만간 열릴 대의원총회에서 협회의 최종입장이 확정될 전망이다. 한 지방관광호텔 대표는 "현재의 노후된 시설로는 도저히 손님을 받을 수 없다"면서 "정부가 관광호텔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바이롬사와의계약을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슬롯머신과 증기탕 영업은 불법인데다 국민정서에도맞지 않아 도저히 허용해 줄 수 없다"면서 "관광진흥기금을 확대지원하는 등의 간접적인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486개 관광호텔 가운데 218개 관광호텔이 월드컵 기간에 패밀리용객실 2만2천여개를 내주기로 바이롬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롬사는 최근 슬롯머신 및 증기탕 영업과 관련해 강경입장을 보이는 광주지역 관광호텔들에 우선적으로 계약금을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