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외 경제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호전되는 기미를 보임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3%에서 4.1%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또 물가는 연간 2.6%, 경상수지는 44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이에 따라 추가적인 경기부양 정책은 신중히 접근해야 하며 한국투신과 대한투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민영화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DI는 21일 발표한 '4.4분기 KDI 경제전망'을 통해 "소비.건설 등 내수 회복세가 확대되고 수출.설비투자수요의 감소세는 둔화되면서 경기하강이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미국 테러사태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았고 유가하락 등 대외여건도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향후에도 경기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으나 완만하게 잠재성장률수준으로 접근해 가는 가능성이 나타나는 경기국면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와 같은 경제여건이 지속될 경우 내년 성장률이 4.1%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KDI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의 3.9% 성장전망보다 높고 '4%대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정부의 정책의지에 비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으로 풀이된다. KDI는 "물가는 유가안정과 명목임금 상승률의 안정세를 감안할 때 금년의 4.3%에 비해 크게 안정된 2.6% 내외에 머물 전망"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내수회복에 따른 수입증가로 40억~5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따라서 "추가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유은행의 민영화는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하되 한국투신.대한투신 등비은행 금융기관의 민영화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통화신용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실물경기 회복의 지표가 충분치 않고 향후에도 물가를 자극할 만한 요인이 많지 않아 신축적인 통화정책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청년층 취업난은 수년째 지속돼 구조화하고 있다"면서 "청년층 실업정책이 법정퇴직금 제도의 개선을 비롯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수반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정책의 반복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금년과 같이 어느 정도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추이를 반영해 연간으로는 금년에 비해 흑자규모를 다소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