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아르헨티나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다행히 세계 경제에 당장 큰 충격은 없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돼 아르헨티나가 공식으로 국가부도(디폴트)에 빠질 경우 세계 경제의 '제한적인' 아르헨티나 쇼크는 불가피하다. ◇큰 동요없는 국제시장=주변국인 브라질 멕시코 금융시장은 19일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0.8% 소폭 떨어졌다. 레알화 가치는 오히려 1.2% 오른 달러당 2.296레알로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멕시코 주가도 0.3% 하락에 그치고 멕시코 페소화는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칠레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시장상황도 비슷했다. 미국 증시는 이날 아르헨티나 사태를 재료로 삼지도 않았다. 오히려 일부 경기지표 호전을 바탕으로 다우지수는 2주일 만에 다시 10,000선을 회복했다. 이어 20일 도쿄 등 아시아 증시에서도 아르헨티나 사태는 증시의 재료가 되지 않았다. 아시아 주가는 각국별로 등락이 엇갈렸으나 각국의 내부사정에 따라 움직였다.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디폴트가 공식 선언될 경우에는 얘기가 좀 달라진다. 아르헨티나와 무역을 하고 있는 나라들이 수출대금을 제때 받을 수 없고 아르헨티나에 투자한 국제금융기관들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때 관련업체의 주가가 폭락,미국 등 세계 증시가 움츠러들면서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세계은행이 "아르헨티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세계은행이 아르헨티나를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런 연유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위기는 세계 경제의 해묵은 악재지만 정식으로 디폴트 상황까지 몰리면 중남미 국가들의 주가 및 통화가치 급락,미국 증시 하락 등의 파장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과거 아시아 환란이나 러시아 경제위기 때와 같은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위기가 지난 1년 이상 지속되면서 국제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 투자를 줄여온 데다 아시아 및 러시아경제위기 후 리스크관 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