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 생산국들은 심각한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강생산 능력을 지금의 연간 10억t에서 8천만-8천400만t 줄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유럽연합(EU) 간부가 18일 밝혔다. 반면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회의에서 현재 10억6천만t인 세계 철강생산 능력을 향후 10년간 최대 9천750만t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OECD 철강회의는 회원국을 비롯해 모두 26개 철강생산국이참석해 17-18일 파리에서 열렸다. EU 집행위의 피터 카를 무역국장은 기자회견에서 EU가 설정한 세계 철강업계의 감산 목표가 연간 1억t이라면서 지난 2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철강 가격을 회복시키기 위해 감산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철강 생산은8억3천500만t인데 반해 소비는 7억2천100만t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위원은 EU 철강생산 감축이 미국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수입 철강에) 보복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U는 미국이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려는데 한국 및 일본과 함께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내년 2월중순 이전에 고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는 미국이 수입 철강에 적용하려는 `세이프가드'가 업계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철강회의에 참석한 미 대표단을 이끈 그랜트 알도나스 무역담당 상무차관도 "세계의 철강 과잉생산이 연간 2억t에 달한다"면서 이 때문에 미 철강업계의 도산율이 25%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OECD는 합의가 실행되면 세계 철강생산 능력이 2003년까지 6천100만-6천500만t줄어들고 2005년까지는 추가로 950만t이, 2010년에는 다시 2천300만t 감축될 것으로추산했다. 그러나 국가 별로 얼마나 줄어들지와 이것이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코메르츠방크 런던 법인의 피터 듀폰 연구원은 "철강 생산국 정부가 민간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감산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따라서 "합의가 얼마나 이행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 진보 때문에 철강 생산 능력이 한해 2-3%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것도 합의 이행에 장애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파리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