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철강설비 감축 문제를 논의할 경제협력기구(OECD) 철강 고위급 회의 개막을 앞두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을 대표적인 과잉생산국의 하나로 지목하고 특히 포항제철이 내년에 조강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왜곡 보도해 말썽이 빚어지고 있다. 18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4일자에서 `미국, 파리 철강 정상회의서 감산 거부 수용않을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수입규제조치를 발동할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브라질,일본, 한국의 철강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어 앞으로 진행될 `진짜 싸움'을 통해 감산의 부담은 유럽, 일본, 미국이 아니라 한국, 브라질, 러시아 등이 지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수입규제에도 각국 철강업계가 감산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세계 2위의 철강업체인 한국의 포철은 내년에 조강생산량을 2% 가량 늘릴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철강협회는 "한국은 99년 이후 543만t의 철강설비를 폐쇄하고 6천365명을 해고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브라질등과 같이 취급돼서는 안된다"며 월스트리트 저널의 논조에 강력히 반발했다. 협회는 "특히 포철의 경우 내년 조강 생산량을 올해 2천780만t에서 내년엔 2천750만t으로 오히려 1.1%(30만t)을 줄일 계획인데도 월스트리트 저널은 2% 증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12일자에서 포철이 내년 조강생산량을 30여만t 줄이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다"면서 "갑자기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포철의 조강 생산계획을 부풀려 보도한 저의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OECD는 17~18일 양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위 철강회의를 갖고 나라별로 `비효율 과잉설비' 폐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며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전세계적으로 10~20% 정도의 감산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회의는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 l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