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2002월드컵 공식상품사업 라이선싱업체인 CPP코리아의 운영과 지분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판매대행사,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조직위 간에 갈등이 빚어져 한국의 월드컵상품 판매사업이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컵상품을 생산하던 하청업체들이 재산손실을 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CPP코리아의 운영문제와 관련, 영국인 사장 알렉스 로머씨를 A지역 총판 관계자가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져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A지역 총판이 월드컵 로고가 찍힌 상품을 CPP코리아의 허가 없이 하청업체들에 주문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상품주문 권한을 가진 CPP코리아측은 이를 저지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지난 9월 초 이 지역 총판 관계자들이 CPP코리아의 로머 사장을 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로머씨는 급거 영국으로 돌아갔으며 로머씨를 사장으로 선임했던 영국 CPLG사는 공동투자자인 홍콩의 아이반 찬 와천씨에게 CPP코리아 지분을 모두 넘기고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렇게 되자 FIFA측은 CPP코리아의 경영은 한국인이 맡는게 낫다고 판단, 주주인 아이반씨와 협의해 대영에이브이에 경영권을 위탁하고 지분도 상당부분 넘기기로 잠정결정했으나 조직위가 다시 제동을 거는 바람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조직위는 현재 코오롱 T&S가 운영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운영주최를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되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인천국제공항 등에 월드컵상품판매점 하나 설치하지 못한 채 모처럼 맞은 월드컵특수 기회를 날리고 있다. 한국은 공식판매점을 개점한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판매액은 전체 목표액 5천억원의 50분의 1 수준인 1백억원 가량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반사이익을 얻어 지금까지 한국의 1백배에 가까운 무려 8천억원어치의 월드컵공식상품을 판매했다. 한국에 밀려들 상품주문까지 고스란히 넘겨받으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본측 라이선싱 업체인 산마리노는 판매목표액을 당초 1조5천억원에서 3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국내 월드컵상품 판매권을 갖고 있는 CPP코리아의 지분은 영국계 CPLG사와 홍콩인 아이반 찬 와천씨가 각각 51%와 49%씩 갖고 있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