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세계 D램 업체들이 이달 초에 이어 2차로 D램 고정거래가격을 평균 15% 인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수지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장기공급계약에 의해 고정적으로 D램을 공급하는 PC메이커 등 주요 거래선과 지난 주말 가격협상을 갖고 1백28메가 D램 등 주요제품의 공급 가격을 10∼20%(평균 15%) 인상했다. 하이닉스도 지난 주말 대형 PC업체들과의 협상에서 1백28메가 S(싱크로너스)D램 공급가격을 종전보다 10∼20%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PC 연말 특수로 이번 분기 전세계 PC 수요가 20~30% 정도 늘어난 데다 D램 재고는 2주일 생산분 미만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 D램 업체들은 이달 초 1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D램 고정거래가를 10∼20% 인상한 바 있다. 두 차례에 걸친 가격 인상으로 1백28메가 D램 고정거래가격은 이제 1.5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팩,델,IBM 등 대형 PC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D램 가격이 최근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도 1.5달러 이상을 확실하게 유지하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1백28메가 D램은 아직도 고정거래가격보다 높은 개당 1.80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월 비수기에 고정거래가가 두 차례나 인상됐다는 사실은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앞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월간 또는 2주 단위로 추가 인상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채산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의 경우 D램 가격 상승은 현금 동원능력을 증가시켜 마이크론과 진행 중인 전략적 제휴 협상에서도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시장 일각에서는 두 차례의 고정가격 인상으로 현물가격과의 격차가 줄어든 만큼 고정거래가격을 추가 인상하려면 현물시장에서 가격이 더 올라야 할 것이라는 전망(전우종 SK증권 반도체전문가)도 나오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