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와 일본의 남성포경수술 비율은 1∼2%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포경수술 비율이 95%에달하는 등 한국인들의 포경수술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일부 의사들은 북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가들의 포경수술 비율이 90% 이상이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고, 포경의 정확한 개념도 모르는 등 포경수술 비율과 선진화를 비례관계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서울대 물리학과 김대식 교수가 지난해 한해동안 전국의 의사 267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17일 펴낸 `비정상적으로 높은 남한의 포경수술 비율-그 역사와 원인 분석'이란 논문에서 밝혀진 것으로, 이 논문은 영국 국제비뇨기학회지 내년도 1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한해 0∼92세까지의 남성 5천4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작년말 현재 우리나라 남성의 포경수술 시술 비율은 60% 수준으로 3.2%에 불과했던60년도 보다 무려 20배 가까이, 80년 21.4%에 비해서는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령별 비율은 고등학생인 17세가 95%로 가장 높고 이어 ▲13세 88% ▲23세 84%▲27세 80% 등으로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높게 나타난데 반해 30세 이후부터는 감소세를 보여 ▲68세 17% ▲73세 9% ▲78세 8% ▲85세 2%에 그쳤다. 포경수술 전후의 성생활 차이에 대해서는 593명중 79.9%인 474명이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고 부작용 등으로 성생활이 더 나빠졌다고 대답한 경우도 13.2%(78명)이나 된 반면 더 좋아졌다고 답한 경우는 6.9%(41명)에 불과했다. 특히 같은 기간 국내 의사 26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과 일본의 포경수술 시술비율은 전체 남성대비 1∼2%에 불과함에도 이를 알고 있는 의사는 26명(9.7%)에 불과하고, 58명(21.7%)의 의사가 이들 국가들의 포경수술비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또 이들 의사들을 대상으로 ▲포경의 정의 ▲20세까지 포경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 ▲포경수술의 국제적 추세 등 4가지 항목으로 나눠 질문한 결과 실제로 4가지 답을 모두 맞춘 경우는 5명에 불과했다. 이들 중 실제로 포경수술 시술을 하고 있는이는 절반 수준인 41%나 됐다. 20세까지 포경으로 남아있는 비율은 실제로 2% 수준이나, 이를 맞춘 43명을 제외한 224명(83.9%)의 의사는 40∼90%로 잘못 알고 있었고, 포경의 정의를 '성기의귀두와 포피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정확히 아는 경우도 77명으로 전체의 4분의1을 조금 넘는 28.2%에 불과했다. 답변자의 56.9%(152명)는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는 것을 포경으로 오인하고 있었다. 김교수는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인권침해라는 측면에서 포경수술반대운동을 벌여 작년말 세계 최대 포경수술 정보보유기관인 미국 NOCIRC로부터 인권상을 공동수상키도 했다. 김교수는 논문에서 "의학적 효능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마구잡이로 이뤄지는포경수술은 인권침해"라며 "국내에서 이처럼 포경수술 비율이 기형적으로 급증한데는 의사들의 포경에 대한 무지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