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IT(정보기술)산업 경기는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의 IT경기침체 여파가 이어져 설비투자는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통신서비스와 전송 장비,네트워크 등 시장을 주도하는 품목은 오히려 투자가 소폭 늘어나거나 최소한 올해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내년도 IT경기 진작을 위해 공공기관의 투자 확대 및 투자 조기집행을 유도할 예정인데다 IT,BT(바이오기술),NT(나노기술) 등 신산업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0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내놓은 "2002년 IT 하드웨어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핵심 IT 장비산업 경기가 대부분 저점을 지났거나 통과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2.4분기부터는 PC 등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면서 IT관련 부품 및 장비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도 "2002년 경기 전망보고서"를 통해 통신기기와 PC부문이 내년도 IT경기 회복을 이끌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서비스 및 기기=통신서비스는 유.무선 시장 모두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의 경우 IMT-2000서비스를 앞두고 있는데다 상반기중 cdma2000-1x EV-DO로 불리는 3세대 서비스가 일제히 시작돼 신규수요가 예상된다. 또 이에 맞춰 상당폭의 신규투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동통신 업체들은 내년도 IMT-2000 등의 투자계획을 올해와 비슷한 선에서 잡고 있다. 통신기기는 무선데이터 관련기기와 IMT-2000 관련 장비수요가 크게 늘면서 생산이 확대돼 올해보다 13.2% 안팎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산업연구원 전망).특히 통신기기 수출의 65%에 해당하는 이동전화기를 비롯한 이동전화용 시스템,케이블모뎀 관련 분야에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그러나 중국 등 후발국가의 추격이 만만치 않고 유럽 등 선진국의 신규수요가 미미해 수출 부문에서 기대보다 성과가 못미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PC는 포터블PC의 수요증가,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내년에도 생산과 수출 모두 2~5%정도의 소폭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기기도 PC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대미 수출의존도(70~80%)가 워낙 높아 미국시장의 IT 부문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설사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증권 임홍빈 연구위원은 "PC 공급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어서 신규수요보다는 대체수요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고 따라서 90년대 후반과 같은 급격한 수요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인터넷 등 닷컴업계=닷컴업계는 내년에도 전반적인 인터넷 시장 투자위축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최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향후 1~2년동안의 인터넷업계의 경기를 어둡게 봤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수익모델을 찾은 일부 닷컴기업과 그렇지 못한 대다수 닷컴들간의 본격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종에 따라서도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경제연구소 구창근 연구원은 "보안,게임 등의 분야는 수익창출이 용이하지만 전자상거래 등의 업종은 매출액에 비해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