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단일통화 유로화가 내년 1월1일을 기해 실제 유통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일반 상거래를 비롯해 임금및 연금지급, 세금및 공과금 납부, 은행이체 신용카드결제 등 모든 거래가 유로화로 이뤄진다. 명실상부한 유로화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지난 99년 유로존의 법정통화로 출범한 유로화는 그동안 은행계좌를 통한 결제수단으로는 이용됐지만 일반인들의 실물거래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유로존 회원국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베네룩스 3국 등 총 12개국. 영국과 스웨덴 덴마크는 유럽연합(EU)회원국이지만 국내 정치적 이유와 주권약화를 우려하는 국민정서로 불참했다. 독일 마르크와 프랑스 프랑화등 기존 12개국 화폐는 내년 1-2월 두달동안 유로화와 함께 사용되지만 3월1일부터는 유로화만 통용된다. 지난 9월1일 유로존 각국은 역내 금융기관과 유통업체 등 대량 수요처에 대한 유로화 분배작업을 시작한데 이어 12월1일부터는 영국과 미국 한국 등 역외 국가들에 대한 유로화 공급에 들어갔다. 유로존의 일반국민에 대한 분배는 동전에 한해 지난 15일 시작됐다. 지폐는 위조방지를 위해 유로화가 통용되는 첫날인 내년 1월1일부터 현금인출기와 금융기관 환전소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급된다. 인구 3억4천만명의 유로존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6%, 교역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2위의 경제권이다. 유로화는 99년 출범당시 유로당 1.18달러로 그 값어치가 달러화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유로당 0.89달러로 출범때에 비해 20가량 떨어져 있다. 하지만 유로화는 지난 3년간 국제유가 급등,달러 강세,9.11 미국 테러사태 등 급변하는 세계 정세속에서 유럽경제를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면적인 유로화 사용 초기에는 다소 혼란도 예상되나 2003년에는 정착단계에 진입,장기적으로 유럽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화 통용으로 역내 환리스크가 사라지고 금융비용이 줄어듦에 따라 기업들은 경비절감과 투자및 자본조달이 용이해진다. 또한 유럽내 유로화 사용 확산과 함께 역외국가에서의 유로화 수요가 증가하며 국제시장에서의 유로화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통화로서 유로화의 위상은 미 달러화에 비해 미흡하다. 국제무역 결제통화와 상품가격 표시통화에 있어 달러 대 유로화의 비율은 3:1 정도다. 그러나 자본조달수단에 있어서는 달러화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제채권 발행규모에 유로화 비율은 36%로 달러화를 약 10%포인트차로 추격했다. 앞으로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투자자들은 달러화 일변도의 자본조달및 운용 전략에서 탈피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면서 유로화 보유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무역 결제통화로서의 유로화 사용도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체 무역액중 유로존과의 무역비율이 60%에 이르는 동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유로화의 무역결제비중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