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내년 모습은 "회복 반(半),침체 반"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일부 지역만 회복되고,하반기에는 회복지역이 세계전체로 확산되지만 회복세는 약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 국제기구들의 내년 경기전망들이 대체로 이런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이들 기구가 보는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은 1.3-2%이다. 이들의 전망을 종합분석해 보면 "세계경제가 내년 상반기에는 올하반기처럼 좋지않다가 하반기부터는 약하지만 회복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한 침체-강한 회복"의 대문자 U자형이 아닌 "약한 침체-약한 회복"의 소문자 "u자형"의 회복사이클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내년의 세계경제 회복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 순서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가에서 정확한 경기진단으로 명망이 높은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와 같은 전문가들은 이 회복순서에 공감한다. 내년 세계경제회복이 미국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다는 전문가들은 없다. 최근 달러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올해 세계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미국이었듯이 내년의 세계경제 회복을 이끌주인공 역시 미국으로 지목되고 있다. 11번에 걸친 총 4.75%포인트의 금리인하와 1천억달러대의 경기부양책은 미국을 세계경제회복의 기관차로 만들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올해 3분기(마이너스 1.1%)와 4분기(마이너스 1-2%예상)에 연속 마이너스성장,경기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내년 1분기에는 소폭이나마 플러스성장(0.3%)으로 돌아선후 하반기에는 3%선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것으로 월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로존을 포함한 EU경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침체상황이 지속되다가 미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한지 3-6개월후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펼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회복개시 시점은 내년 여름쯤이다. 10년 장기불황에 빠져있는 일본경제의 전망은 내년에도 밝지가 않다. 잘해야 내년 말부터 약하나마 소생기미가 나타날 것이라고 일본총리실은 보고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성장률을 올해(마이너스 0.4%추정)보다 더 나쁜 마이너스 1.3%선으로 내다본다. 미경기회복세가 내년 상반기에 가시화되면 대만 싱가포르등 동아시아경제도 올해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경기상태가 좋았던 중국 러시아등은 내년에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경기확장세는 이어갈 전망이다. 내년 세계경제 회복개시 시기와 회복정도는 3명의 중앙은행총재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총재,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총재가 내년에 미국과 유로존 일본의 금리통화정책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회복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에따라 세계는 이들 3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