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 생산활동을 통해 획득한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작년동기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8%를 크게 밑돌았다. 3.4분기 실질GNI 증가율은 2000년 4.4분기(-2.2%)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실질 GNI 증가율이 실질GDP 성장률에 못미치는 것은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12일 `3.4분기 국민소득(GNI) 잠정추계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질GNI증가율이 실질GDP 성장률보다 낮은 것은 반도체 등 수출상품 가격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작년동기보다 악화되면서 실질무역손실 규모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교역조건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은 18조원을 웃돌았다. 한은은 그러나 3.4분기 실질GNI와 실질GDP간 격차(1.6%포인트)는 작년동기(5.6%포인트)보다는 크게 축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에서 반도체 단가가 완만하게나마 상승하고있고 수입에서 비중이 큰 원유가가 `9.11 테러'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교역조건이 개선될 경우 체감경기 수준도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국장은 "경기에 2분기정도 선행하는 실질GNI가 올들어 횡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뚜렷한 경기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3.4분기 총저축률은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나 작년동기보다 3.5%포인트 하락한 27.8%를 나타냈으며 국내총투자율은 건설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가 줄어 0.9%포인트 하락한 26.3%를 기록했다. 총저축률은 85년 1.4분기 22.3%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한은은 저성장으로 소득증가세가 둔화되고 사회복지부문에 대한 지출증가로 저축률은 장기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주요국 저축률을 보면 미국이 지난해 18.3%, 영국 16.0%, 독일 21.7%, 대만 25.2%, 싱가포르 52.1%였으며 일본이 99년 27.8%였다. 한편 최종생산물의 생산량에 당해년 가격을 적용해 산출한 명목 GNI는 133조669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 3% 증가했다. 또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종합적인 물가지표로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눠 산출하는 GDP디플레이터는 0.7% 상승했다. 지난해보다는 높지만 올들어서는 가장낮다. (서울=연합뉴스)진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