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가 내년도 1분기부터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은 1천218개 국내 주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1분기 경기전망조사 결과, "사업개황 기업실사지수(BSI)가 91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BSI가 100이상이면 향후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산은은 그러나 "비록 지수 자체는 낮지만 올 3분기(90), 4분기(89)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 경기가 L자형의 막바지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환변동치의 경우에도 지난 해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내년 2분기 이후 점진적인 회복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조사결과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진작 효과가 가시화되고미 테러사태 이후 위축된 소비,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된데 따른 것"이라면서 "또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세계교역 증대 기대감 등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경기전망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선박(155), 의약품(131) 등은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유화(92), 전자부품(87), 철강(83) 등은 부진할 것으로 나타나 업종별로 경기에 대한 시각편차가 컸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101)은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소기업(85)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 및 소비심리 회복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이 조기 수출회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1분기 설비투자 BSI는 96으로 나타나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 100 이하를 기록함으로써 설비투자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산은은 "수출 및 투자촉진을 통한 경기회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재정확대, 저금리기조 등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제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