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2일 "미국경기가 내년을 넘겨 2003년에야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내년 중반까지 내수진작을 통해 수출부진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동원경제연구소가 주최한 기관투자가 초청 조찬회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 2.4분기에 미국경제의 V자형 회복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지만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며 "미국이 경제호황 수준으로 복귀하려면 2003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수진작을 위해선 재정지출이 유일한 수단인 만큼 내년 예산의 조기집행계획을 이달중 수립해야 하고 국채발행을 통해 3조∼5조원 재정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공적자금의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가치제고가 공적자금 회수의 근본적인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 성과급 거부, 기능통합에 대한 노조의 반발 등이 있다며 금융기관장이 뚝심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려면 최고경영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또 정권교체기가 다가오는 만큼 구조조정의 변수는 노조 등 이익집단의 반발이라며 노조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내는 가에 구조조정의 성과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정권에서 구조조정을 완벽히 마무리짓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 이자를 붙여 넘어가게 되므로 지속성을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