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펀드 중심의 벤처투자구조를 확립시켜 나가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수있는 펀드 중심의 투자구조가 필수적인데다 자체 자금 중심의 투자는 불황때 자칫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08270]은 올해 900여억원의 벤처투자에서 펀드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약간 넘었으나 내년에는 전체 투자의 3분의 2를 펀드에서 조달할 방침이다. 이어 2003년에는 벤처투자 1천500억원에서 펀드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80%까지 늘리고 2004년에는 그 비중을 87%까지 높일 방침이다. 산은캐피탈의 김철영 부장은 "자체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할 경우 투자이익은 줄더라도 투자리스크가 감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앞으로 자체 자금의 투자 이익보다는 펀드 운용수익을 주된 수익원으로 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한기술투자[34510]는 앞으로 회사 자체 자금의 투자는 전략적 투자외에 자제하고 대신 펀드 규모를 3천억원까지 늘려 펀드 중심의 벤처투자구조를 확립할 방침이다. 무한기술투자의 신백규 차장은 "펀드 중심 벤처캐피털의 성공 여부는 결국 대규모 펀드의 결성 능력에 달려있다"며 "3천억원의 대규모 펀드를 운용하면 펀드 관리보수액만으로 인건비, 관리비 등의 경상비를 조달할 수 있어 수익성이 더욱 나아질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술투자[19550]는 IT(정보기술),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각 분야의 신규펀드 결성에 공격적으로 나서 내년에만 1천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새로 결성할 예정이다. 한국기술투자는 이 경우 내년 전체 투자에서 펀드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6.9%으로 늘어나고 운용자산이 1조원으로 늘어나는 2005년에는 그 비중이 64.4%에 달할것으로 보고 있다. KTB네트워크[30210]도 펀드 중심의 벤처투자에 힘써 전체 투자에서 펀드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5%, 올해 3분기말 65%, 4분기말 70%로 점차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오세진 계장은 "선진국의 경우 이미 펀드 중심의 투자관행이 확립돼 있다"며 "앞으로 국내에서도 메이저 벤처캐피털 중심으로 펀드 중심 투자구조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