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의료수가는 전반적으로 의료기관 원가에 비해 9% 가까이 높게 책정돼 있는 것으로 건강보험공단의 연구용역을 통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의약분업 도입 과정에서 정부가 5차례 의료수가를 인상한뒤 의료기관 원가의 90% 정도가 보전됐다고 밝혔던 것과 상반된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12일 건강보험공단에 제출된 서울대 경영연구소 안태식 교수팀의 `의료기관 원가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의료행위별 상대가치점수 환산지수(점당 55.4원)와 비교할 때 의원급 의료기관의 원가는 45원, 병원급 이상(종합.대학병원 포함)의 원가는 48원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현재 의료수가가 원가에 비해 의원급은 23.1%, 병원급 이상은 15.4% 높게 책정돼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시민단체 등의 의료수가 인하 주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의원급과 병원급 이상을 통틀어 전체 의료기관의 원가는 현재 환산지수 기준 51원 수준으로 역시 의료수가가 원가에 비해 8.6%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교수팀은 11일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위원장 양봉민) 보고를 통해 의약분업이후 의원급 수가가 지나치게 높아진 점을 지적하고, 종별 가산율 조정 등을 통해 의원급 수가체계를 이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교수팀의 이번 원가분석은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가 현행대로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며, 특히 의원급 원가분석에서는 전체 의원 가운데 수입과 환자수 등이 중간 정도인 `표준의원' 모델이 활용됐다. 공단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현행 의료수가가 원가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용역의 결론"이라면서 "그러나 의약분업 시행 초기여서 분석 자료가제한돼 있었고 표준의원 모델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용역결과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운영위가 별도의 평가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오는 14일 재정운영위 회의에서 평가결과를 보고받은 뒤내년도 환산지수와 보험료 인상률을 동시에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건보공단은 의약분업 과정의 잇단 의료수가 인상을 놓고 의료기관 원가에 관한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3월 서울대 경영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맡겼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