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대표 윤동한)는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회사다. 즉 자체 브랜드는 없지만 국내 유명브랜드의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기술력이 곧 생명"이라는 마음으로 마케팅에 들어갈 비용과 시간을 고스란히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한국콜마는 스스로 화장품 "ODM(연구개발) 전문회사"라고 부른다. 단순히 고객사가 원하는 상품을 그대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상품기획에서 개발 생산 품질 관리까지 토털 서비스를 해준다. 지난 90년 설립됐으며 2년 뒤인 92년 50여명으로 구성된 중앙연구소를 갖추고 미국 일본에 걸친 전세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신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96년엔 봉상 화장료 가공장치 기술을 개발했고 98년엔 화장료용 비타민 캡슐을,99년 파우더 엣센스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4월엔 분말상의 기능성 색조화장료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지난 9월 한국콜마는 한국원자력연구소의 방사선식품생명공학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에 들어갔다. 방사선과 생명공학기술을 결합해 화장품 식품 의약품 분야에서 고농도,고순도의 천연 식물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여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함유한 천연물질들은 지금까지 가공되는 과정에서 각종 화학 작용을 거치며 본래의 성분이 변형되고 기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좋은 천연소재를 제대로 상품화 하는데 애를 먹었다. 화장품 역시 천연자원을 재료로 만들지만 무색 무미 무취 상태로 재료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효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콜마와 원자력연구소가 개발한 신기술은 방사선 조사(照射)기술을 이용,천연물질의 구조만 변화시켜 효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색소와 잔류농약 등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이 기술은 국내와 일본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미국을 비롯한 10여개국에 특허출원을 준비중이다. 이달말 미국의 저명 학술지인 "저널 오브 푸드 사이언스"에 관련 논문이 게재될 예정이다. 윤동한 대표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곧 경쟁력이라고 믿고 매년 매출액의 6%를 R&D에 투자한 결과 이같이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몇 년안에 세계적인 화장품 종합상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02)3485-0460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