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의 병법서 손자병법을 통해 배우는 닷컴기업들의 생존전략. '닷컴 전쟁'(숀 P 맥카시 지음.이종인 옮김.생각의나무. 1만2천원)은 2천5백년 전의 아날로그 병법에서 21세기 e비즈니스 전쟁의 핵심 전술을 뽑아낸다. 나아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살아남는 진검승부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나폴레옹이 항상 옆에 두고 전투에 임했다는 '손자병법'은 전쟁과 경영 사이의 공통점 때문에 기업경영의 훌륭한 지침으로 원용돼 왔다.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부터 '거품론'이 고개를 들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된 미국내 닷컴기업들이 변화해 가는 기업 환경 속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방법론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저자는 미국 포털업체 라이코스에서 제품관리 및 개발담당 관리자로 일하며 경제전문지 포천 선정 5백대 기업의 인터넷 비즈니스 개발을 상담해 주고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도 하는 인터넷사업 전문가다. 그는 먼저 "인터넷은 시장이 아니라 도구"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무기이지만 인터넷 내부의 운용방안을 잘 알고 또 그 무기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소수가 결국 인터넷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책은 '기본훈련' '준비' '전투 돌입'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비즈니스모델 검토부터 인터넷의 특성과 사용법을 이해, 첩보를 수집하거나 경쟁기업의 약점을 파악한 뒤 시장에서 성공하는 법까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손자병법의 내용중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한 충고들을 골라 정보기술(IT) 업계의 현실에 접목시킨다.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방법은 물론 발빠른 혁신과 신기술.신무기 개발에 필요한 전략, 스톡옵션 시대의 사원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인터넷에만 머물지 말고 오프라인까지 엮어서 현실세계 전체를 만족시키는 법, 경쟁사와의 동맹으로 윈윈게임을 주도하고 때로는 합병되는 것이 승리라는 지침들이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