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인 투자자중엔 한국기업에 관한 영문정보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때로는 투자하고 싶어도 기업을 몰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김은수 새턴커뮤니케이션스 대표도 지난 97년부터 헤드헌팅 업무를 하면서 이같은 일을 여러차례 경험했다.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를 해외기업에 보내는 일을 했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비즈니스문제를 놓고 해외투자자들과 미팅을 가질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국내 기업에 관한 영문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김 대표는 "국내기업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영문 DB(데이터베이스)를 누군가는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난 5월 새턴커뮤니케이션스를 만들었다. 설립취지에 공감한 LG창업투자(3억원) 등이 돈을 댔다. 김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자 마자 한국IT중소벤처기업연합회(PICCA)로부터 7백여개 IT(정보기술) 벤처기업의 영문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성가를 높였다. "정보통신부 고위관계자가 해외출장을 가야 하는데 국내 IT벤처기업에 관한 영문자료가 거의 없어 PICCA가 우리를 급히 찾은 거죠" 7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시한은 35일 밖에 되지 않았다. 마감을 지키지 못할 경우엔 신생기업으로서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자료수집부터 인쇄 납품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니 시간이 절대 부족하더라구요. 그래서 25명의 직원이 네트워크상에서 동시에 작업하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혁신했죠.동시에 자료를 올리고 번역하며 편집하는 피말리는 과정이었습니다" 첫번째 '과업'을 무사히 마친데 이어 요즘은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선정한 6백여개 IT벤처에 대한 영문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김 대표는 이같은 외주(外注)사업의 경험을 기반으로 해 내년중엔 온라인 DB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IT벤처 산업.기업에 대해 영문 DB를 구축한 후 이를 원하는 해외투자자 등에게 서비스하는 것이다. 우선 2만개 기업에 대한 DB를 만들 방침이다. 이미 조사 및 자료수집에 들어갔다. "벤처기업들로부터 하루에 커피 한잔값 정도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그 정도의 수수료를 내고 자신의 모습을 밖으로 알리는데 동의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영문DB를 활용해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보기에 따라선 국문으로 돼있는 자료를 단순히 영문으로 번역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온라인 DB에는 한국 IT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 자료도 함께 포함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IT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동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이를 위해 그는 10년동안 비즈니스위크 한국지국장을 지내고 아시아위크 영국가디언지 등에서 활동했던 락스미 나까르미 씨 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국언론사 출신들을 스카우트했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후 창업때까지 줄곧 외국계 직장에서 근무한 탓으로 외국인 인맥이 두텁다. 작년 2월 스터링리스소그룹이라는 헤드헌팅 업체를 설립, 이 회사의 대표까지 맡고 있는 김씨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한국IT산업 발전에 한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지식기반산업"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02)3445-8055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