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속철도공단이 경부고속철도 2단계사업 공사구간 분할 결정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안전성을 고려, 공구를 세분화하자니 사업비 과다사용 시비가 걱정되고 굵직하게 나누자니 저가낙찰에 따른 안전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1일 건설교통부와 고속철도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대구-경주-부산으로 이어지는2단계 사업의 공사구간을 1천억원 이상 공사가 대부분인 19개 구간에서 30개 구간으로 늘려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공단은 30개 구간중 15개구간은 1천억원 이하로, 8개구간은 수주업체가 대안을제시하는 대안입찰로 하되 7개구간만 1천억원 이상으로 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이 이처럼 공사 구간을 세분화하려는 것은 최저가 낙찰제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1천억원 이상의 대형공사를 줄여 부실시공이라는 비난을 피하려는의도라는 게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또 공사구간을 세분화할 경우 118.3㎞에 달하는 구간에서 동시다발적인 공사가가능해져 정부의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 조기착수 방침에도 부합된다는 것. 일부 대형건설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건설업체들도 적격심사제가 적용되는 1천억원 이하 공사가 많아지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기술력보다는 예정가격에 의해 낙찰자가 정해지는 적격심사제가 최저가 낙찰제보다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대건설 등 일부 대형업체들은 1천억원 이상 공공공사에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키로 한 것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기때문에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저가 낙찰제의 경우 70% 이하 가격으로 저가수주하게 되면 감점을 받게 돼 향후 공사수주에 불이익이 되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속철도 건설사업은 시공능력이 우선시되는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교부와 기획예산처도 최저가 낙찰제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되는 굵직한 공사가 많으면 업체간 경쟁이 벌어져 사업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건교부 관계자는 "공단에서는 공사비에 구애받지 않고 공사를 진행시킬수 있는적격심사제 발주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최저가낙찰제가 반드시 저가수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기때문에 공단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