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의 정보화 수준을 점수로 환산하면 몇점이나 될까. 한달 뒤면 이 점수가 공개된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는 다국적 컨설팅업체 가트너그룹과 공동으로 기업 정보화 수준을 점수로 환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업종별 규모별 부문별 정보화 점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표본은 올해 수준평가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을 포함, 3백40여개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잠정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는 정보화 우수기업들의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지만 전체적으로는 개선 정도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불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정보화 투자를 기피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우리 기업들은 기업내 정보화를 마무리짓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발표한 우리 기업들의 정보화 평균점수는 58.62점. 이는 기업내 정보화(40~60점)를 거의 끝내고 기업간 정보화(60~80점)로 넘어가는 단계임을 의미한다. 특히 상위 30대 기업은 71.33점으로 기업간 정보화가 상당히 진척된 반면 중소기업들은 평균 44.95점으로 기업내 정보화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특기할 점은 정보화 우수업체들은 기업내 정보화나 기업간 정보화를 모두 끝내고 마침내 최고 수준인 지식정보화단계(80~1백점)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기업정보화 종합부문 대상을 받는 삼성생명과 업종별 대상을 받는 삼성캐피탈 포스코 신세계 등은 77~80점을 받았다. 정보화가 강한 경쟁력을 창출하는 경지에 달했다는 얘기다. 물론 올해는 불황 탓인지 대기업의 정보화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반면 대기업에 비해 정보화 점수가 12점 가량 뒤져 있는 중소기업들은 올해 상당히 약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보화 수준을 분석중인 기업정보화지원센터측은 아직 최종점수가 나오지 않아 말을 아끼고 있다. 정대영 연구개발본부장은 "올해는 중소기업들의 평균점수는 상당히 올라가는 반면 대기업들의 평균점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정보화 수준으로는 가장 낮은 기능정보화단계(20점이하)에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2년전인 99년까지만 해도 1백2개 수준평가 대상 기업의 10%가 넘는 12개 기업이 기능정보화단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백17개 평가대상 가운데 이런 판정을 받은 업체가 전혀 없었다. 올해는 평가대상 기업수가 대폭 늘었지만 기능정보화단계 판정을 받는 기업은 극히 드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