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와 롯데백화점간의 신용카드 수수료분쟁이 '인하'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일부 대형카드사와 롯데측은 수수료율을 내린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인하방법과 폭 시기에 대해 논의중이다. 협상은 백화점의 겨울세일이 끝난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올해안으로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하 움직임=카드업계와 롯데백화점은 현재 2.5%인 백화점의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수수료 인하요구를 받은 8개사중 카드업계의 맏형격인 비씨카드는 '수수료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지난주 롯데백화점에 보냈다. 또 해당 부서장급 대화채널을 가동해 구체적인 인하방법에 대해 논의중이다. LG카드도 협상을 제안했다. 또 현대카드는 현재 2.7%인 수수료율을 내년 매입분부터 다른 카드사와 같은 수준인 2.5%로 일단 0.2%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현대는 다른 카드사들의 협상과정을 지켜보며 추가인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삼성 국민 외환 동양 신한 등은 아직 공식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내부적으로 인하를 검토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다른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인하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하방법=롯데백화점은 수수료율을 얼마정도 내려달라는 요구 대신 슬라이딩 다운시스템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슬라이딩 다운시스템은 매출이 클수록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식. 현재의 슬라이딩시스템은 카드사의 백화점매출이 6백억원 이상일때 2.5%를 적용받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대해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6백억원인 매장과 6천억원인 매장의 가맹점수수료가 같을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슬라이딩시스템을 강화해 하한선(2.5%)을 낮추면 그만큼 고객서비스가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의 요구대로 슬라이딩시스템을 강화할지 백화점의 수수료를 일률적으로 내릴지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선책=이번 분쟁은 롯데백화점이 앞장서고 있지만 사실은 백화점업계가 보조를 맞춰 카드업계와 충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99년 같은 문제로 충돌한 지 불과 2년만에 양측이 다시 힘겨루기에 나선 셈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수수료 결정방식에 대해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백화점측은 "할인점보다 매출기여도가 큰데 수수료율이 1%포인트나 높은 건 모순"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할인점은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반박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