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더 높은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정부중심에서 시장중심의 경제로 변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13일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로 올린 S&P의 비키 틸만 부사장은 "97년 외환위기이후 한국경제가 말그대로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했지만 아직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6일 뉴욕 맨해튼 씨티그룹센터 14층 회의실에서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의 새로운 전망'이란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그는 "정부의 규제완화와 기업들의 투명 경영을 통한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개혁 노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인한 실제 시장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며 "복잡한 규제 때문에 정부가 필요하지 않은 작은 일에 치중하는 등 오히려 시장의 변화를 막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S&P가 서울에 대규모 사무소를 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같은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의 경영행태도 S&P가 등급을 더이상 올리지 못하는 요인중 하나라고 말한다. "아직까지 30대 기업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이들 기업도 주력업종 이외의 사업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S&P가 가장 주시하는 것은 금융시장"이라며 "금융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해야 기업들이 투명한 경영활동을 할수 있고 지배구조도 개선될수 있다"고 말한다. S&P에서 3백50개 아시아기업들을 대상으로 투명성을 조사한 결과 한국기업들은 말레이시아나 태국보다도 낮다고 말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