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5일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13억달러의 추가 차관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IMF 대변인은 이날 "아르헨티나에 파견한 실사단의 평가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재 진행중인 지원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IMF가 제시한 재정적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경제개혁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일부 부채상환 마감일인 오는 19일까지 대외채무를 갚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공식 선언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말 IMF가 승인한 2백16억달러 규모의 차관계획에 따라 이번에 12억6천4백만달러를 제공받을 예정이었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1천3백20억달러에 달하는 공공부채를 해결하고 4년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으나 IMF의 이번 결정으로 위기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르헨티나 최대 노조 두 곳이 정부의 금융자산 동결조치에 항의하며 오는 13일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앞서 한달에 1천달러 이상의 예금인출과 1만달러 이상의 해외송금을 금지하는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IMF의 추가지원 중단소식에 따라 5일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 재무부채권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채의 가산금리(일명 국가위험지수)는 40.10%로 치솟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증시(메르발지수)는 IMF가 결국 차관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8.02% 오른 229.18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