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업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철강회사를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미 최대 철강업체인 US스틸과 5위인 베들레헴스틸은 4개 이상의 철강회사가 연간 3천만t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철강회사를 만들기 위해 통합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또 정부와 노조에 철강산업 통합을 위해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말 현재 세계 1위는 일본의 신일본제철로 생산량이 2천9백만t에 달했다. 세계 철강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미국 업체는 한 곳도 없다. US스틸의 토머스 어셔 회장은 이날 "다른 철강회사 간부들과 합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들레헴스틸의 로버트 밀러 회장도 "최소한 4개 회사가 초기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며 "향후 세계 철강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힘을 가진 회사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2개사 외에 합병 협상중인 회사들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LTV 내셔널스틸 WHX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철강업체들의 합병은 세계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새 합병회사가 탄생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철강업체들이 통합하기 위해서는 △주요 주주들의 동의 △고용과 운영비 감축 △구조조정을 위한 노조의 동의 △의료보험과 연금비용의 정부지원 등이 필요하다. 한편 베들레헴스틸은 지난 10월15일 부채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