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日産) 자동차의 카를로스 곤(47) 사장이 미국 타임지와 CNN이 선정한 `2001년 영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 25인'중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꼽혔다. 곤 사장은 지난 1999년 3월 적자에 시달리던 닛산 자동차 사장을 맡은뒤 올해 25억달러의 이윤을 내는 수완을 발휘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을 2위로 제치며 1위로 올라섰다. 브라질에서 레바논계 부모 아래 태어나 프랑스에서 교육받은 곤 사장은 자사의 주식 잠식을 우려한 르노사가 닛산에 파견한 인물. 그는 사장 취임이후 공장 3곳을 폐쇄하고 2만명의 종업원을 감원하는 등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까지 5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닛산에 올해 25억달러의 이윤을 안기면서, 일본 기업들의 섬나라 분위기에서 외국 CEO는 결코 생존할 수 없다는 불문율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닛산 부활에 관한 서적은 올해 일본 서적가의 베스트 셀러가 됐으며 그는 일본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2001년)의 아버지'로 뽑혔다. 오전 7시에서 오후 11시까지 계속되는 근무일과로 인해 `세븐 일레븐'이라는 별명도 지니고 있다. AOL 타임워너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과 제리 레빈 CEO는 합병후 대개 한 쪽 CEO가 회사를 떠난다는 관례를 깬 것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평가돼 공동 3위로 선정됐다. 파산 직전까지 갔던 회사를 세계 3위로 올려놓은 영국 BP의 존 브라운이 4위로,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시티그룹의 로버트 루빈 회장과 샌디 웨일 CEO가 5, 6위를 각각 차지했다. 인간유전자 지도(게놈)붐을 타고 휴먼 게놈 사이언시스의 위리엄 해슬타인이 16위에 올랐다. 여성중에는 대부분 닷컴기업들의 고전속에서도 실적 호조를 기록한 e베이의 맥휘트먼이 8위에 올랐지만 여성기업인의 간판격인 칼리 피올리나 휴렛 패커드 사장은 컴팩과의 합병이 매끄럽지 못해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의 CEO 25명중 동양계는 6명.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9위), 일본 NTT 도코모의 다치카와 게이지 회장(13위), 중국 최대 PC 메이커인 렌샹(聯想)의 류찬즈(14위), 화장품 회사 에이본의 중국계 미국인 안드레아 정(25위) 등이 반열에 올랐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