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전자 및 반도체 업체들이 분기실적 전망을 유지하고 일부업체들은 상승전망을 밝히자 업계에서는 바닥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지난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개최된 기술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데스크탑 PC와 노트북 PC의 수요가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4.4분기 실적전망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자리에서 인텔의 앤디 브라이언트 최고경영책임자(CFO)도 "날이 갈수록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으며 4.4분기 매출도 62억달러에서 최고 68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렉스트로닉스의 마이클 막스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도 최근 애널리스트들과의 모임에서 "4.4분기와 내년 1.4분기의 실적목표는 지난 9월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 인터내셔널과 알테라도 4.4분기 실적이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TSMC)은 오히려 4.4분기 순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코넥선트 시스템스도 4.4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7%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업체들이 이같이 4.4분기 실적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대해 시장관계자들은 내년까지 확실한 상승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수요가 최소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JP모건 체이스의 로저 노버그 애널리스트는 "이제 바닥을 찾았다는 징후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전자부품산업협회(ECA)도 최근 발표를 통해 지난 10월 전자부품 수주가 전달과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각각 3%와 63% 감소했으나 이는 내년 회복을 앞둔 조정의 성격이 짙다고 밝혀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CA의 밥 윌리스 회장은 "전자제품의 재고가 거의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된데다 소비지출도 긍정적인 추세"라며 "11월들어 주문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의 회복징후는 계절적인 수요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뿐 실질적인 상승세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이로그(Zilog)사의 짐 소번 CEO는 "내년 상반기말까지는 경기침체의 구름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윈도XP도 PC시장에서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G 에드워즈 증권사의 토니 보스 애널리스트도 "여전히 비관적"이라며 "매분기마다 안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늑대소년'과 비숫한 경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