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D램업계 2,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다각적인 협력방안을협의키로 함에 따라 세계 D램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의 제휴추진은 사상 최악의 불황기를 겪고 있는 세계 반도체업계의 한계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D램 수요부진은 D램 가격의 하락을 불러왔고 수익성 악화로 생존게임에 내몰린 세계 반도체업계는 그동안 업체간의 합병 또는 전략적제휴 추진 등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NEC와 히타치는 메모리부문의 합병을 성사시켜 합병사인 `엘피다'를 설립했고 독일의 인피니온과 일본의 도시바도 최근 메모리부문의 합병논의를 구체화함으로써 합종연횡의 바람을 불러왔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마이크론, 하이닉스 등 3강(强)을 제외한 D램업계의구조조정은 경쟁구도에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오게 됐고 결국 2, 3위인 마이크론과하이닉스에게도 생존을 위한 `협력'을 강요하는 상황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의 협력이 합병이라는 `완전한 협력'으로까지 발전할지는미지수이지만 일단 양사의 전략적 제휴만 이뤄진다고 해도 업계의 판도에는 커다란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견상 양사간 협력은 작년말 기준 메모리부문 시장점유율로 볼 때 마이크론 11.6%, 하이닉스 12.1%를 합쳐 23.7%에 달하는 `파워'를 갖고 있어 1위인 삼성전자의16.1%를 능가하게 된다. 또한 삼성전자가 올들어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양사의협력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의 시장점유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양사의 협렵이 삼성전자와의 경쟁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점에서 양사의 협력은 막연한 시장점유력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역할분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명실상부한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앞선 기술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300 웨이퍼 및 0.12 (미크론) 공정기술의 도입 등을 통해 차세대 256메가 D램으로급속한 주력제품 전환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는 협력을 통해 삼성과 정면대결을하기 보다는 서로의 강점을 살려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협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양사가 각자 강점을 갖고 있는 제품군에 대한 생산에 주력하면서 일부 제품에 대한 감산을 하는 역할분담 체제를 구축할 경우 제품 경쟁력 측면은 물론 PC업체 등 거래선과의 가격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앞선 제품력을 바탕으로 보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쪽으로 나가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 와중에 1위 업체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 임홍빈 연구위원은 "반도체시장의 불황은 결국 D램 업체들이 뭉칠수밖에 없는 상황을 불러왔다"며 "마이크론과 하이닉스가 협력을 통해 생존을 위한 역할분담에 들어가고 삼성전자는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에 시장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축적과 차세대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언제든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는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0 웨이퍼 도입과 0.12 기술의 도입 등으로 경쟁업체들보다 6개월 내지 1년 앞선 체제를 구축해 왔다"며 "앞으로 PC 외에 통신기기 등으로D램 수요를 더욱 확대해 시장을 이끌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