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올해 철강, 섬유,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호황을 누린 덕택에 올해 수주량이 작년에 비해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지속적인 물량 확보 및 구조조정 추진으로 질적인 면에서는 작년보다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빅3'의 올해 수주량은 각각 24척, 39척, 24척으로 척수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등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 호조로 금액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또 현대중공업의 경우 계열사 지분평가손으로 인한 대규모 경상손실분을 올해다 털고 내년부터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대우조선도 지난 8월 대우 12개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워크아웃을 졸업, 대외 신인도를 높였다. 지난 99년 11월부터 현대중공업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는 삼호중공업(옛 한라중공업)은 올해 실적개선이 가장 두드러진 업체 중 하나. 현대중공업의 인지도 및 구조조정 노력에 따른 위탁경영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5천억원을 밑돌았던 매출액이 올해 1조500억원으로, 손익규모는 지난해 1천억원대 적자에서 올해 800억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97년말 한라그룹 부도당시 3천200여명으로 줄었던 직원수도 현재5천800여명으로 늘어 원래 수준을 회복했으며 올해 수주실적과 수주잔량도 각각 20척, 50척에 이르는 상황. 현대미포조선은 신조선 전문업체로 탈바꿈한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 매출기준으로 지난해 70%였던 신조선 부문 비중이 올해 85%로 높아졌고 총 매출도 지난해 7천563억원에서 올해는 1조1천억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형특수선을 중심으로 지난달말까지 총 36척(20억달러)의 선박을 수주, 작년(40척)보다는 못미치지만 올해 경기상황에 비한다면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중형업체들 가운데는 지난 10월 STX(구 쌍용중공업)에 인수된 대동조선의 경우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3천450억원)이 이미 작년 전체 매출(3천258억원)을 넘어선 상태로 지난달말 현재 11척(3억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운반선을 주력선종으로 삼았던 신아 역시 지난 6월 설비증강을 완료, 건조능력을 5만t급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석유제품운반선(PC선) 등 총 10척의 선박을수주, 올해 1천200억원의 매출이 2003년에는 2천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