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법제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25층. 한화그룹의 심장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구조조정 본부가 있는 이곳에 이 회사의 법제팀 사무실도 둥지를 틀고 있다. 한화그룹 법제팀은 80년대 초 신설된 이후 지난 96년 사내 변호사를 두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섰다. 그룹 법제팀은 25개 계열사의 법무팀에서 1차적으로 검토된 주요 계약서나 사업 프로젝트의 최종 심사 업무를 맡는 것은 물론 계열사 법무팀간의 업무 조율도 담당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신규 투자나 계약서 검토, 각종 소송 업무 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계획 추진과 관련된 사전 법률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법제팀은 주력 계열사 및 알짜배기 사업 부분을 매각하며 IMF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온 한화그룹의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내의 핵심 사업을 뒷받침하며 사내 신뢰를 받고 있는 법제팀의 인원은 임원급 팀장을 포함해 4명에 불과하다. 소수정예로 구성된 작은 조직이지만 그룹내에서의 위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2명의 사내변호사는 '일당백'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화그룹 '사내변호사 1호'인 이홍범 부장(40)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법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대우그룹 기획조정실과 동양투자금융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후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 대학 로스쿨을 나와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96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현재 이 부장은 국제 계약 검토 및 해외사업 협상은 물론 공정거래법과 관련한 국내 법률문제 검토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 부장은 회사법에 정통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97년부터 시작된 한화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투입돼 자산 및 계열사 매각과 관련된 법률 문제를 해결한 주역중 한명으로 경영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 부장은 "사내변호사들의 법률적인 전문성은 외부 로펌에 비해 떨어질 수 있지만 회사와 관련된 법률 분쟁의 사전예측 기능은 오히려 뛰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원 변호사(34)는 서울대 법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딴뒤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29기)을 거쳐 지난해 한화 식구가 된 김 변호사는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국내 제반 법률 검토 및 회사내 각종 소송 문제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아직 법제팀의 막내이지만 대한생명 인수 작업과 관련한 실사 업무 및 법률 검토 등 굵직굵직한 업무에 투입돼 똑소리나는 일처리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법무팀 업무는 사후 관리가 아닌 사전 예방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경영진의 판단 뿐만 아니라 각종 업무 수행시 법무팀을 적극 활용하려는 사원들의 사고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