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던 반도체산업에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세계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세계최대 파운드리(웨이퍼 위탁가공)업체인 대만의 타이완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TSMC)은 "반도체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표했다. 인텔의 최고 재무책임자(CFO) 앤디 브리언트는 지난달 27일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4.4분기 매출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TSMC의 모리스 창 회장도 "내년 1.4분기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TSMC는 최근 올해 예상 세전순익을 9월예상치(1억7천5백만달러)보다 55% 늘어난 2억7천1백20만달러로 상향조정했다. TSMC의 대변인인 구오 샨샨은 "첨단기술 분야의 설비 가동률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산업의 큰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출시이후 격화되고 있는 MS 소니등의 게임기 시장 경쟁도 반도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휴대폰및 DVD플레이어 수요증가도 반도체시장엔 더없는 호재다. 반도체가격도 저점을 벗어나고 있다. 메모리업체들은 최근 가격상승으로 표정이 밝아졌다. 반도체산업이 최악상황을 벗어나고는 있지만 본격회복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메모리 업계도 공급과잉으로 내년 하반기쯤에야 본격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SFB)의 애널리스티인 커크 양은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하면서도 "내년 3.4분기쯤 돼야 PC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반도체산업에 낙관론을 피력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기술연구소 소장인 매트 클리어리는 "낙관의 근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새로운 응용기기들이 등장함으로써 반도체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도체업계의 신기술은 마진이 높은 고가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TSMC는 바이아테크놀로지사가 지난 10월 대량주문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최신기술을 적용해 생산,납품하고 있다. 세계2위 파운드리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차세대 웨이퍼 생산기술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전세계 웨이퍼 가공업체의 지난 3.4분기 설비가동률이 사상 최저인 64.2%까지 떨어지는등 아직 반도체 불황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요증가와 함께 재고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반도체산업에 회생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