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민간부문 소비지출의 절반 이상이 신용카드로 결제될 전망이다. 이는 1백만원을 쓸 경우 50만원 이상을 카드로 결제한다는 의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8일 한국은행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구매비율(현금서비스 제외)은 9월말 현재 48.7%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3분기까지의 민간소비지출 2백36조5천2백20억원(추정)중 1백15조2천8백31억원어치가 신용카드로 결제됐다는 이야기다. 카드결제 비율은 날이 갈수록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연간기준으로는 50%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분기별 신용카드 구매비율은 1분기 37.1%에서 2분기엔 50.4%로 급증했다. 3분기의 경우 한국은행이 아직 민간소비지출 규모를 확정발표하지 않았지만 80조2천2백66억원으로 추정돼 카드결제비율은 58.3%(구매액 46조7천5백9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는 60%를 훨씬 웃돌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카드구매 비율은 지난 98년 12.7%, 99년 15.7%에 불과했다. 카드사용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26.9%를 기록했다. 이같은 카드사용률은 선진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신용카드 사용비율은 10%대 초반, 호주는 15% 안팎이다. 일본은 5%선에 머물고 있다. "미국에선 개인수표, 호주는 직불카드 사용이 많아 단순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한국이 신용카드 선진국임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여신금융협회 황명희 팀장)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환카드 김상철 사장은 "세제혜택 복권제 등 정부의 신용카드 장려정책에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카드회사들의 노력이 맞물리면서 이용금액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