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이치간교 등 14개 일본 대형은행들은 9월 중간결산을 공개하고 내년 3월 최종결산에서 불량채권 처리손실이 6조4천4백70억엔에 달할 전망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의 예상치 1조9천2백80억엔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은 대규모 불량채권 처리와 함께 앞으로 5년간 2만2천7백명의 직원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손실이 급증한 것은 대형 유통업체 마이칼의 도산 등 불량채권이 계속 발생한 데다 은행들이 요주의 채권을 대거 불량채권으로 편입시켰기 때문이다. 14개 은행의 주식평가손은 중간결산에서만 1조5천29억엔에 달했다. 이에 따라 도카이 주오신탁 등 두 곳을 제외한 12개 은행이 반기영업에서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본 금융계는 그러나 이번 결산의 내용이 지금까지의 관행과 다르다며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은행들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더 이상 불량채권 처리를 미루지 않겠다는 자세 변화와 함께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각오가 읽혀진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법정준비금 7조4천억엔(9월말 현재)을 헐어 대손충당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다이이치간교는 이미 8천억엔을 특별충당금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