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계가 동북아 경제협력체의 전단계로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단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18차 한·일 재계회의'를 열고 한·일 FTA의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단체는 이날 회의에서 '한·일 FTA' 추진을 위한 상설기구 설치문제 등을 27일 실무회의에서 적극 검토키로 했다. 김각중 전경련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과 한국이 경제협력을 확대하여 상호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경기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양국간 FTA는 장기적으로 중국을 포함하는 동북아 경제협력체로 확대돼야 하며 젊은 세대간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의했다. 이마이 다카시 일본 게이단렌 회장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뉴라운드 출범으로 한·일 산업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한·일 FTA는 양국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직후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과 와다 류코 게이단렌 사무총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한·일 FTA는 중국과 여타 아시아 국가를 고려하는 넓은 시각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데 양국 재계가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 한·일 FTA 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일본의 배타적 유통시장 구조와 관련,앞으로 교류를 확대해 나가면서 소비자들의 기호와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이들은 전했다. 양국 재계는 또 한국의 농업 및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국민을 이해시키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일본 대표단과 전경련 김 회장은 27일 오후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이같은 양국 재계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한국측에서는 김각중 전경련,손길승 SK,조석래 효성,이웅렬 코오롱 회장과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등 14명이,일본측에선 이마이 다카시 게이단렌 회장(신일본제철 회장)과 고사이 아키오 스미토모화학,니시무로 다이조 도시바,우에시마 시게지 미쓰이물산 회장 등 11명이 각각 참석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