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일본의 미술박물관들이 최근들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일본 백화점들이 매출 저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미술박물관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난 수십년간 대규모 소매점들은 고급문화를 보급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심지어 일본 정부가 일반 대중을 위한 예술분야에 대한 지출을 하기 전부터 백화점들은 거대한 건물 내에 다수의 화려한 박물관을 지어 왔다. 이들 박물관은 쇼핑객들이 한 지붕 아래서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하지만 십년간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박물관들이 늘어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백화점들은 차례로 박물관 문을 닫아야만 했다. 세이부 백화점은 1999년에 유명한 현대미술박물관의 운영을 중지했다. 파산한 소고도 지난 2년간 3개의 박물관 중 2개의 문을 닫았다. 오다큐 백화점을 포함한 다른 3개의 백화점도 박물관 운영을 중단했다. 이세탄은 내년 3월에 박물관의 문을 닫는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박물관의 입장객은 1982년에 정점을 이룬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 요즘에는 당시와 비교해 40% 가까이 방문객이 줄어들었다. 이와관련,이세탄의 대변인은 "예술분야에 있어 백화점의 역할은 끝났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운영하던 박물관이 하나둘씩 문을 닫자 좋은 구경거리를 잃은 일본의 쇼핑객들은 이를 안타까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