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통신 지분 10%,약 9억5천만달러어치를 사모(私募)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미국계 대형증권사인 메릴린치와 통신전문 투자펀드인 EMP(Emerging Market Partnership)사에 매각한다. 한국통신은 이와는 별도로 4.5%지분에 상당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매각할 방침이다. 23일 한국통신과 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통신에 대한 정부지분과 신주발행 등 모두 14.5%를 이같은 방법을 통해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내주 초 이들 투자자와 최종 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러나 메릴린치는 한국통신의 해외 DR발행 주간사로서 민영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은 특혜시비 정보유출 등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가 넘는 큰 지분을 공개입찰이 아닌 사모방식으로 매각한다는 데서 국유재산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증권 관계자는 "메릴린치와 EMP사는 단기 주가차익만 노리는 투자펀드"라며 "정부가 민영화 일정에만 매달린 끝에 선진기법 도입 등 본래의 민영화 목적과는 동떨어진 주식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