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연구개발(R&D) 관련투자가 8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미국 국가과학재단에 따르면 지난 94년 이후 지난해까지 기업,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대학 등이 R&D에 투자한 비용규모는 56%나 늘어나 2천64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들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이같은 투자가 줄어들면서 컨설팅 전문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최근 157명의 다국적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난 3.4분기 R&D투자를 줄였거나 유지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4.4분기 R&D 지출을 5% 줄인 35억2천만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으며 쓰리컴도 지난 3.4분기 8천5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4천580만달러)에 비해 절반이하로 줄였다고 밝혔다. 또 컴팩컴퓨터도 지난 3.4분기 R&D 투자가 2억9천700만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기간의 3억8천2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R&D 투자감소가 결국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개발을 둔화시킴으로써 생산성 하락과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R&D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던 지난 96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의 생산성은 연평균 2.5%의 상승세가 이어져 이전 20년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인 1.4%를 훨씬 상회했으며90년대 후반 5년간 미국경제는 연평균 4.1% 증가해 이전 20년간의 성장률보다 2배나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2.5% 상승해 이전 20년에 비해 절반수준 이하로 떨어져 R&D 투자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해왔다는 평가를 얻었다. 방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로버트 오스트리언 애널리스트는 "만약 R&D투자를 급격히 줄인다면 미래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이는 비합리적인 경영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업체들은 이같은 지적과 같이 R&D투자를 유지하거나 꾸준히 늘리면서 실적향상은 물론 경쟁력강화를 일궈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자회사인 GE메디컬 시스템스는 매출의 8%를 R&D에 투입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연평균 20%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 그레그 루시에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기업은 R&D 투자에 의해 주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가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듯이 승리를 위해서는 최상의 제품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