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의 점진적인 회복세에 힘입어 3.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별로는 자동차와 일반기계, 가전, 통신기기 등의 호조가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21일 이런 내용의 2002년 한국산업 및 거시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하반기부터 회복 본격화= 올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2%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상반기 2.5%에서 하반기에는 4.8%로 나아지면서 연평균 3.7% 가량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5∼6%로 추정할 때 내년까지 연속 2년간 잠재성장률 이하의 성장에 그치게 되는 만큼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소비는 내년 2.4분기부터 내수진작정책이 가시화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시작해 최종소비지출이 2.5% 늘고 민간소비는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는 내년 상반기중 0.4% 증가에 그치지만 하반기에는 7.1%로 늘어나면서 연간 3.9% 증가를 기록, 올해의 마이너스 증가율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무역수지(통관기준)는 올해는 경기침체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10.9% 감소해 흑자규모도 97억달러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수출입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수출이 1천626억달러, 흑자규모가 74억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 저하와 환율 및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올해 전망치인 4.1%에 비해 낮은 3.5% 가량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금리인하효과가 소비진작과 투자촉진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 거시경제정책의 목표를 물가안정보다는 유효수요의 창출을 통한 성장촉진과 경쟁력 강화에 두는 동시에 내수진작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신기기.일반기계.자동차 호조= 산업별로는 통신기기, 가전, 자동차, 일반기계 등이 생산과 수출에서 모두 증가하고 반도체나 컴퓨터도 소폭의 생산증가를 보이면서 주요 11개 업종의 수출증가율은 평균 5.9%에 이를 것으로 봤다. 자동차의 경우 국산차의 품질 및 신인도 향상, 특소세 인하 등에 따라 수출이 5.7%, 내수도 4.2% 증가하면서 생산규모는 316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조선산업은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생산 및 수출이 3.1% 가량 늘어난 91억7천만달러에 달하고, 일반기계도 생산이 5.5% 늘어나는 가운데 수출이 10.4%증가한 13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기기는 내년에도 두자릿수의 수출증가를 이어가고 가전의 경우 월드컵 특수와 디지털방송에 힘입어 생산이 5.5%, 수출이 5.9%가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철강은 수입규제 강화와 국제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4.7% 감소하고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이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섬유는 해외로의 설비이전과 업계 자율감산 등에 따라 상반기에는 생산이 3.0% 감소하지만 하반기부터 월드컵 특수와 경기회복으로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의 경우 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들어서면서 생산과 수출이 각각 4.1%와 4.8% 증가하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2003년 이후부터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컴퓨터산업은 생산이 1.4% 증가에 그치는 가운데 수출의 경우 2.7% 가량 늘어날 전망이지만 미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마이너스 신장률을 보일 수도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