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경제에는 깊은 주름살이 하나 더 패일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은 지난 주말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IMF.世銀 연차총회에서 내년도 중남미 경제전망과 관련, "멕시코와 카리브해, 중미 국가들이 미국 경기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라틴아메리카 경제 전체에는 '잔인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MF의 클라우디오 루저 중남미 담당국장은 "미국의 불경기와 테러사태의 여파로 중남미 경제는 수직하락 또는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선진공업국들은 금융지원과 대중남미 교역증가를 통해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해야만 라틴국가들이 받게될 경제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성장은 바닥수준을 면치 못한 가운데 라틴대륙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멕시코는 극심한 경기침체를 맛보았고,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4년 연속 제로 또는 마이너스성장에 시달려야 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4.4%의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2% 수준에 그칠 전망이고, 지난해 6.9%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보였던 멕시코는 올해 사실상 제로성장에그쳤다. 이런 영향으로 중남미 국가들의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은 1∼1.1%에 그칠 것이라는 게 IMF의 전망이다. 그렇다면 2002년은 어떠한가. IMF는 우선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까지 몰리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GDP 성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반면 브라질과 멕시코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내년에도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루저 국장은 "테러사태 이전에는 미국 경제가 약간의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중남미 경제에도 청신호로 작용했지만 테러사태 이후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올 한 해 중남미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가 브라질의 헤알화와 칠레 페소화의 불안정에 영향을 끼쳤지만 동시에 중남미 국가들은 아르헨 위기를 통해 시장 차별화 방안을 배워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최근 들어서도 아르헨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다른 국가의 금융시장이 과거처럼 도미노 현상을 보이지 않고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며, 경기침체속에서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