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최근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를 완화함으로써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대만 기업이 본토로 대거 이동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가들이 18일 전망했다. 이들은 현재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이미 타격을 받아 침체 상태에 빠진 대만 경제가 자국 기업이 대거 본토로 이동할 경우 더 깊은 침체의 수렁으로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WTO에 가입함으로써 수많은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상장회사 600여곳 가운데 이미 절반 가량이 중국에 투자했다. 국립 대만대학교의리우 피-천 교수는 "중국은 WTO에 가입한 이후 거대한 시장잠재력과 세계 시장 진출을 무기로 삼아 대만의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기업은 지난 96년 이후 대만이 본토에 경제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할 수 있다는 대만 정부의 우려 때문에 단일 투자를 5천만 달러 이상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사회간접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만 정부는 최근 이런 제한을 철폐하고 지난 4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본토에 대한 대만 기업의 직접 투자를 허용했다. 대만의 거대 식품회사 유니-프레지던트는 이 같은 제한 철폐에 따라 내년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를 15억 대만달러(미화 4천348만 달러)로 늘릴 게획을 세웠다. 지난 6월 대만 경제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수출을 하는 대만 기업의 25% 가량이 중국과 대만이 나란히 WTO에 가입하면 본토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의 약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타이베이 AFP=연합뉴스) longflo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