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 등 국제적 명망이있는 정.재계 및 학계 인사로 구성된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자문단은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하반기부터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한국경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또 한.중.일 3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장기적으로 추진, 지역협력체를 통한 공동의 발전 방안도 제안했다. 오노 루딩 시티그룹 부회장은 "금리인하와 정부지출 확대 등의 조치가 힘을 발휘해 적어도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의 회복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은 예상치에는 못미치더라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루딩 부회장은 "한국경제는 성장이 좀 저하됐다고는 하지만 경기침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사정에 비해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안정을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중국이 전세계의 생산기지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이 노동분담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5-10년의 시간을 갖고 장기적으로 추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제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아시아에서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정치적인 요소도 고려돼야 한다"며 한.중.일 3국의 경제블록화 추진은 미국과의 3국간역학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유샤오송(兪曉松)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은 한.중 무역역조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역조가 최근 몇년간 계속 커지고 있어 중국 경제계가관심을 갖고 있다"며 "양국 정부 및 민간차원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앞으로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테오 좀머 독일 짜이트(ZEIT)지 발행인은 통일문제와 관련해 "독일의 통일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듯이 한국의 통일도 어떻게 진전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북한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인내심을 갖고 준비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경제의 전망'을 주제로 열린 자문단회의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저성장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뒤 하반기부터 미국 등 세계 경제의 회복과 함께 한국경제도 빠른 회복세를 보여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올 3.4분기 성장률은 1%에 못미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연간 성장률도 작년의 8.8%에 비해 거의 4분1 수준인 2.3%에 그칠 것"이라며 "경제가 더 이상 침체를 겪지 않고 완만한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 기업규제 완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루딩부회장은 "임금인상이 내년 계속해서 이뤄지는 것은 다른 경쟁국의 수준과 비교해 걱정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되면 인건비문제 등으로 기업이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옮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