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中포함 新분업체제 구축해야 ] 전경련 국제자문단 회의 첫날인 16일에는 국제정치,세계경제와 비즈니스,신국제질서 속이 아시아 미래등 3개 분야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오노 루딩 씨티그룹 부회장,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유샤오송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 등은 세계경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했다. 또 중국의 WTO가입을 계기로 아시아,그중에서도 특히 동아시아국가들은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분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분야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와 보복공격으로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주제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세계경제와 산업 전망 △오노 루딩 씨티뱅크 부회장=세계경제 전망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심화됐던 세계경기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1.4%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8월의 전망치(1.8%)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내년 세계경제도 지난 8월 전망치(2.7%)보다 훨씬 떨어진 1.6%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으며 정치발전도 경제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재정.통화 정책을 동시에 강화하고 다양화시키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선 미국과 일본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예상보다 큰 침체로 취약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연방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의지를 지금까지는 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시아지역에선 모든 자산 분류는 높은 위험 프리미엄에 처해 있다. 씨티그룹의 주식전략 연구팀은 올 4·4분기에도 계속 조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단기 이자율은 내려가야 하지만 재정적 압박은 장기 이자율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시아의 새로운 산업경제 성장이 올해 1%,내년에는 1.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남미에선 세계경기 침체와 아르헨티나의 부채 위기로 인해 낮은 경제성장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로운 국제 질서에서 아시아의 미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세계무역기구(WTO)의 새 무역체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 될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체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개발도상국들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아시아지역의 경제적 분업 관계를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 그동안 일본을 선두로 경제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이제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분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의 협력방안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과 환율부문의 협력체를 생각할 수 있다. 환율협력은 아시아통화기금(AMF)의 일부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과 같은 단일 통화체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중국이 아세안과 자유무역을 제안했고 한국은 동아시아 무역자유지대를 제안했다. 앞으로 5년 정도면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정치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상원 부의장=아랍 대 이스라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미국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고 대규모 원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과 북의 경제적인 격차를 해소하는 일도 중요하다. 세계화는 부를 분배하기보다 부를 생산하고 있다. 주권 국가들을 서로 연결하는 국제적이고 다국적인 기구를 형성해야 한다. △테오 좀머 독일 디자이트지 발행인=9·11 테러 사태로 인해 세계의 인식이 변했다. 이는 미국도 더 이상 침범할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바뀐 데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우방과 유엔 등 전세계에 협력을 구했다. 빈곤한 국가들의 궁핍함을 덜어주는 집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총생산(GNP)의 0.7%를 원조하는 마샬플랜 같은 조치가 있어야 한다. 남과 북을 함께 이끌어갈 세계적인 지배체제가 요망된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반테러의 원인이 분배의 정의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민주주의 확산에도 좀더 신경써야 한다. 회교 원리주의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 원리주의의 원천은 유일신을 주장하는 종교다. 아시아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아시아의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관대함은 21세기의 새로운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손희식·김홍렬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