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공격이 이미 침체국면에 접어든 세계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 지는 테러 후유증이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에 어느 정도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지에 달려 있다고 유엔 보고서가 전망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15일 유럽 경제전망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9.11 테러사태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테러공격과 이로 인한 후유증은 일본의 고베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와는 달리 정치적, 경제적 안전에 관한 인식을 파괴할 정도로 사람들의 정신적인 측면에 미친 영향이 심대하고 장기적으로 지속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9.11 테러가 미국 경제에 미친 피해규모는 대략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2천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지난 95년 고베지진의 직접적인 피해액이 일본 GDP의 2.5%인 1천200억 달러에 달한 것과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피해규모는 미국의 거대한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향후 경제적 파장을 극복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소비행태와 투자자들의 위험도 인식을 좌우하는 신뢰회복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UNECE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투자자들의 변화한 성향은 신흥개도국에 대한 개인기업의 투자위축 등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으며 특히 미래에 관한 불확실성의정도가 전례없는 강하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도 사태추이를 관망하는자세를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UNECE는 이와 함께 안전조치 강화와 보험요율 인상 등으로 인해 기업의 생산성과 국제교역량이 위축할 우려가 있으며 정부의 공공안전과 군사비 지출 확대를 긴축재정 하에서 공공분야 투자 감소 및 세금인상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