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알-누아이미 석유장관은 15일 비(非) OPEC 산유국들이 하루 50만 배럴 감산을 통해 동참하지 않는 한 오는 1월부터 시행키로 합의한 산유량 조건부 감산조치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OPEC 11개 회원국은 비 OPEC 산유국들이 동참한다는 조건 하에 내년 1월부터 하루 15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합의했다. 알-누아이미 장관은 이날 빈에서 회견을 갖고 "테러로 타격을 받은 원유시장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산유국들이 공동 노력을 기울일 것을 진정으로 호소한다"고 말하고 OPEC의 감산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산유국들이 다 협력하지 않는 한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OPEC 회원국들의 힘 만으로는 원유시장에서 더이상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며 OPEC의 조건부 감산 합의는 `가격 전쟁'이나 `시장 점유율'을 추구하는 전략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OPEC가 감산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비 OPEC 산유국인 러시아와 노르웨이, 멕시코는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는 OPEC가 감산 합의를 지킨다면 하루 10만 배럴을 감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원유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OPEC의 요구에 서둘러 응답할 이유가 없다며 감산 용의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OPEC가 다른 산유국들의 동참 하에서 감산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날 런던 원유시장에서는 유가가 최근 2년이래 최저가로 곤두박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10센트 떨어진 배럴당 18.65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는 지난 1999년 7월이후 최저가 기록이다. (빈.런던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